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부터 강조된 창의적 체험 활동은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핵심적인 교육과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역시 이러한 창의적 체험 활동에 대한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는데요.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의 네 영역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정규 교과 과정을 보완하고 학생들의 창의성과 인성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적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에서 고민하는 교사들의 고민도 깊어졌죠. 입시 중심의 교육 환경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이 형식적인 운영에 그치거나, 학생부 기재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기도 했기 때문인데요.
더욱이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변화한 교육 환경은 창의적 체험 활동의 운영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대면 중심 활동이 제한되면서, 많은 교사들이 의미 있는 체험 활동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동시에 디지털 네이티브인 학생들의 변화된 학습 방식과 관심사는 창의적 체험 활동의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현실적 제약과 도전과제들을 직시하고, 창의적 체험 활동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본 글에서는 현장 교사들이 직면한 구체적인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적 방안들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창의적 체험 활동 운영의 현실적 제약과 한계
교육과정 운영의 구조적 한계

현재 학교 현장에서 창의적 체험 활동은 교육과정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입시 중심의 교육 환경에서 의미 있는 체험 활동을 구현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수시 전형을 위한 학생부 기재 자료로 활용되면서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사들은 한정된 시간 내에 의미 있는 활동을 구성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며, 개별 학생의 특성을 반영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하는 복합적인 업무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더욱이 25-30명의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동시에 활동해야 하는 물리적 제약은 진정한 의미의 창의적 체험 활동 구현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형식적 평가 체계의 문제점
창의적 체험 활동의 평가는 학생의 자기평가, 상호평가, 관찰기록,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러한 평가가 진정한 성장을 위한 피드백으로 이어지기보다는, 학생부 기재를 위한 형식적인 절차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사들은 한 학기 동안 여러 차례의 활동을 진행하면서 매번 상세한 관찰 기록을 남기고, 이를 개별화된 평가로 연결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평가가 입시에 반영된다는 점은 학생들의 자유로운 도전과 실험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창의적 체험 활동의 평가는 본래의 교육적 의도와는 달리, 또 하나의 입시 준비 과정으로 변질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표준화된 프로그램 운영의 한계
창의적 체험 활동은 본래 각 학교의 특성과 학생들의 필요에 맞춰 자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교육과정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대부분의 학교가 매우 유사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아리 활동의 경우 학교마다 비슷한 유형의 활동이 반복되며, 봉사활동 역시 형식적인 시간 채우기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로활동 또한 진학 상담이나 직업 체험과 같은 전형적인 프로그램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획일화 현상은 학교의 행정적 편의성과 관리의 용이성을 우선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와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율성과 창의성 발현의 제약
현재의 창의적 체험 활동은 교육과정상 ‘자율활동’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와 창의적 발상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학생들은 주어진 활동 중에서 선택하는 수동적인 위치에 머물게 되며,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입시와 연계된 활동 기록의 부담은 학생들로 하여금 안전하고 검증된 활동만을 선택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창의적 체험 활동이 추구하는 본래의 교육적 가치인 자기주도적 학습과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개발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교과 연계형 창의적 체험 활동의 실천 방안
교과 통합형 체험 활동의 구체적 설계

현재 창의적 체험 활동은 교과 학습과 분절된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과 내용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체험 활동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과학 교과에서 배운 환경 문제를 봉사활동과 연결하여 지역 하천 정화 활동을 진행하거나, 국어 교과의 문학 작품 학습을 동아리 활동의 연극 공연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아누타 캔버스와 같은 AI 미술 교육 플랫폼을 활용하면 여러 교과를 자연스럽게 통합한 창의적 체험 활동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국어 교과에서 학습한 시를 AI로 시각화하고, 미술 교과의 표현 기법을 접목하여 새로운 형태의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사회 교과의 역사 학습과 연계하여 특정 시대의 모습을 AI로 재현하고, 이를 스토리텔링과 결합한 창작 활동으로 발전시킬 수 있죠.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학생들에게 교과 지식의 실제적 적용 기회를 제공하며, 학습 동기와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활성화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한 체험 활동은 학교 교육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입니다. 지역의 전문가, 문화시설, 기업들과 협력하여 실질적인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진로활동의 경우, 지역 기업과 연계한 직무 체험이나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체계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합니다.
교사 전문성 강화를 위한 실질적 지원
창의적 체험 활동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교사들의 전문성 개발이 핵심적입니다. 현재 많은 교사들이 체험 활동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연수 제공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교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실제 적용 가능한 프로그램 운영 노하우와 구체적인 실행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 성공적인 운영 사례를 공유하는 교사 학습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교과 연계형 체험 활동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연구 시간을 보장해야 합니다.
또한 외부 전문가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어야 합니다.
학생 주도형 프로그램 설계와 운영

창의적 체험 활동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와 주도성이 필수적입니다. 현재의 하향식, 교사 주도형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동아리 활동의 경우, 학생들이 직접 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관리하며, 활동 결과를 평가하는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은 리더십과 책임감을 기르고, 실제적인 문제해결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과정 중심 평가의 현실화
현재의 창의적 체험 활동 평가는 결과 중심의 기록에 치중되어, 학생들의 실질적인 성장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과정 중심 평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평가 기준과 방식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의 참여도, 협력능력, 창의성, 문제해결력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할 수 있는 실용적인 평가 도구가 개발되어야 합니다. 또한 학생 개개인의 성장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피드백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각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특성과 자원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합니다. 도시와 농촌, 대도시와 중소도시 등 지역별로 활용 가능한 자원과 필요한 체험 활동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농촌 지역의 경우 지역의 농업 자원을 활용한 생태교육이나 식품가공 체험을, 도시 지역에서는 문화시설이나 기업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더 실제적이고 의미 있는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창의적 체험 활동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언
입시 제도와의 연계성 재고
창의적 체험 활동이 진정한 교육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입시 제도와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와 같이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 요소로 활용되는 방식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활동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대학 입시에서 창의적 체험 활동을 평가할 때는 양적인 기록보다 학생의 성장 과정과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또한 학교별로 지역적 특성이나 여건의 차이를 고려한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 모든 학생들에게 공정한 기회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창의적 체험 활동의 혁신

코로나19 이후 교육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창의적 체험 활동도 새로운 형태로 진화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체험 활동, VR/AR을 활용한 가상 체험, AI 기반의 맞춤형 프로그램 등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 도입의 차원을 넘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형태의 체험과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결론
창의적 체험 활동의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현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진정한 교육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육 주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현장 교사들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창의적 체험 활동이 우리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